이마트에서 구입한 숙성 홍어회 날개살.
원산지는 아르헨티나
생각보다 제대로 숙성이 된건지 냄새가 장난이 아닌데,
신기하게도 신김치와 함께 먹으니까 냄새가 중화된다.
진한 옛날막걸리와 먹으니 제법 조화로우니,
보쌈고기만 있었다면 최고의 궁합을 보였을듯.
다만 몇일후에도 코끝을 맴도는 화장실냄새때문에
앞으로 집에서 홍어회 먹을 일은 다시는 없겠다.
14.1.31
처음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을 때 호주 쉬라즈(Shiraz)는 단연 최고였다 - 와인 지식이 전무한 초보자를 무장해제 시키는 직설적인 과실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고기 구워 먹을때마다 함께 했던 호주 쉬라즈들은 모두 흐믓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후 환율 상승으로 한동안 손이 가지 않았다가 최근 환율 추이를 보니 이제 다시 호주 쉬라즈를 마셔야할때가 왔다!
지난 5년간 호주 달러 환율 추이
(네이버 금융)
호주의 대표적 와인 산지
호주 쉬라즈의 역사를 대표하는 남호주(South Australia)에 위치한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에서 19세기 중반, 포도 농사라곤 지어본적도 없는 독일계(지금의 폴란드 지역) 이주자들이 시행착오 끝에 - 독일사람이니 당근 리슬링(Riesling)부터 시도했으나 바로사 밸리의 뜨거운 태양에 알콜 도수가 너무 높아 포기 - 쉬라즈를 재배하기 시작함으로써 초기 포트(Port) 스타일의 주정강화 와인이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20세기 중반에는 좀더 서늘한 쿠나와라(Coonawarra), 패써웨이(Padthaway) 지역의 까쇼(Cabernet Sauvignon)가 주목을 받으면서, 바로사 밸리 쉬라즈는 라벨에서조차 그 이름이 사라질 정도로 촌스러운 와인으로 치부되었다고한다. 이후 80년대 후반부터 소규모 부띠끄 와이너리들의 올드 바인(old vine) 쉬라즈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과실/초콜렛/스파이스 진한 바로사 밸리 쉬라즈가 호주 와인의 이미지를 대표하게 된다. goo.gl/tg1TV
바로사 밸리 전경
남호주 지역 특히 바로사 밸리에는 필록세라가 퍼진 적이 없어, 지금도 관광객이 뜸한 지역에는 100년도 더된 오래된 포도나무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고한다. 수령이 몇십년이나된 포도나무는 고품질(농축/숙성력)의 포도를 생산해내기도 하거니와, 100년 이상된 포도나무는 역사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겠다. 과거 오래된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어린 나무를 심은 전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얄룸바(Yalumba)를 중심으로 올드바인 헌장(Barossa Old Vine Charter)을 제정하여 보존에 힘쓰고 있다. goo.gl/G49gI
Langmeil의 올드 바인 쉬라즈. 수령 100년 이상인듯
바로사 밸리에는 쉬라즈와 함께 그리나쉬(Grenache),무베드르(Mourvedre)를 함께 블렌딩한 론(Rhone) 스타일의 GSM/SGM(블렌딩 비율에 따라)도 유명하고, 화이트 품종인 비오니에(Viognier)를 소량 블렌딩하기로도 유명하다. 까쇼도 물론 재배하고, 서쪽에 일부 포함된 에덴 밸리(Eden Valley)에서는 리슬링이 유명하단다. 마셔본 바로사 쉬라즈를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중저가,어린 와인만 마셔 그런지) 쉬라즈만 몰아 마시면 단조로울수 있지만, 다른 품종의 와인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개성있는 매력적인 와인 품종임에 틀림없다.
2006 Kilikanoon Shiraz Reserve R, Barossa, Australia
첫 느낌에선 과실은 두드러지지않고, 허브/유칼립투스(동석자가 유칼립투스를 뜯어봤나보다..영광)에 진한 한약/에스프레소. 알콜이 살짝 튄다는 의견도 있음. 힘이 있고 당도는 살짝 높은편. 시간이 지나 블루베리케익, 진한 블랙 과실이 풍성하게 피어오른다. 맛있지만 역시 더 기다리는게 좋겠다. 2011/9
신선하면서도 아주 잘 익은 블랙/레드과실과 우아하고 부드러운 탄닌감(첫 모금 강하단 의견도 있었음). 15.5도의 알콜조차 거슬리지 않는 훌륭한 발란스. 과실 위주 스타일로 더 두어봤자 지향점이 다른 메독의 풍미를 보일리 없을 것 같고, 앞으로 몇년간 비슷하게 맛나겠다. 2011/12
2001 Elderton Command Shiraz Single Vineyard, Barossa, Australia
달다 but 우아하긴하다(어제 마시 콜라+포두주스같은 96데드암과 비교되어). 달달함속에 cool freshness or 민트. 풍부하고 다양하다. 96데드암보다 넘 부드럽다. 만족스런 노즈에 비해 팔라트는 좀 달고 살짝 산만. 2012/8
분명 우아하고 힘도 있는데 문제는 들큰한 당도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졌다. 얼마전 마신 데드암보단 우아하지만 역시 올드한 스타일인데 이런 와인은 정말 오래 묵혀야 밸런스를 뽑아낼수있다는게 문제. 아슬아슬한 밀키함(???)이 매력적. 2013/1
2009 Schild Estate Shiraz, Barossa, Australia
몇년전 2nd label을 아닌 척 속인 마케팅 건도 있고, 지난 워커힐 구름위의 산책에서 맛본 멜럿도 별로라 그닥 기대안했는데, 역시 맛난 쉬라즈임에는 분명하다. 아직 어려선지 우아함은 조금 부족해도 같이 마신 몰리두커 박서 못지 않다. 2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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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특별한 곳 보다는 주로 집밥에 국물 삼아 와인을 마시기에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소블)은 참으로 고마운 와인 포도 품종이다. 명절이나 제철 특별한 음식은 물론 늘상 먹는 집밥 반찬에 소블보다 더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와인이 있을까싶다.
소블은 재배시 비교적 빨리 열매가 익어서 그 속도를 잘 조절하지 않으면 특유의 날카로운 구스베리,아스파라거스,풀잎향과 산미가 부담스럽게된다(원인은 MethoxyPyrazines, MPs). 보르도의 그라브(Graves), 페삭레오냥(Pessac-Leognan), 루아르(Loire) 지역에서는 소블이 천천히 익어 산도와 당도가 균형잡힌 와인을 만들어낸다. 토양 특성도 중요해서 루아르 상세르(Sancerre)의 백색 연토질 석회암(chalk)과 이회토(marl, 점토+석회) 중심의 지역에서는 풍부하고 복합적인 와인이, 단단한 석회암 지역에선 향기롭고 섬세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석영(flint,부싯돌)과 석회암(limestone) 퇴적층의 뿌이휘메(Pouilly-Fumé)에서는 스모키한 느낌이 강한데 사실 이는 오크 숙성의 영향이 더 크다. 그 외 루아르강 인접지역의 자갈밭에서는 스파이시하고 미네랄 풍부한 스타일, 보르도는 좀더 과실향이 풍부한 편이다. 소떼른(Sauternes)에서는 세미용(Semillon)과 함께 유명한 귀부와인을 생산하는데 매우 비싸서 마실 일 없으므로 자세한건 패쓰. goo.gl/qB6cz
(출처: 구글링)
뉴질랜드 소블의 경우에는 프랑스와 달리 약간 차게 발효시켜 미네랄,섬세함,균형보다는 열대 과실 풍미가 좀더 강하다고한다. 특히 강렬한 구스베리향은 (2,3만원대)뉴질랜드 소블의 특징처럼 느껴지는데, 블라인드하면 가장 맞추기 쉬울 정도여서 - 심지어 구스베리를 먹어본 적도 없는데 눈감고 과일 먹으면 왠지 구스베리는 찾아낼수 있을것만 같다^^; 예전에 만난 포레스트 에스테이트(Forrest Est.)의 포레스트 박사는 구스베리향이 강하면 좋은 소블이 아니라 했는데, 이를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캐노피 관리-포도알에 햇빛을 적당히 쬐이는게 중요하다고한다. 하지만 막상 그 집 베이직 소블도 처음엔 열대 과실향 중심이더니 30여분뒤엔 여지없이 구스베리향이 작렬했던 기억이 있다ㅋ
기후나 토양에 따라, 또는 성급한 생산자의 소블에서와같이 산도가 강한 경우 오크 숙성을 통해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는데,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로버트 몬다비도 이렇게 만든 소블을 휘메 블랑(Fume Blanc)으로 명명하여 대박이 난적이 있다. 까쇼(Cabernet Sauvignon)는 가격/품질이 천차만별인데 반해, 소블은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상대적으로 품질도 일정한 편이다. 뉴질랜드의 AOC(원산지 명칭 통제법)는 아직까지 느슨한 느낌이 들어도, 말보로(Marlborough)지역의 최신 빈티지 소블이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이라면 고민없이 구입해도된다.
p.31, Wines of the world, DK
즐겨 마시는 뉴질랜드/칠레같은 신대륙의 과실 위주 가벼운 스타일의 소블이라면, 주말 오후 간만에 먹는 집밥이나 제철 해산물과 한잔(병) 해야할 머스트 아이템. 중요한 건 반드시 맛난 음식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것. 그리고 더 중요한건 몇년씩 묵히지 말고 어여 마셔야 한다는것!
2008 Sileni Cellar Selection SB, Marlborough, New Zealand
강렬한 구스베리향에 시선한 산도와 적당한 당도로 식전주로도 무난하겠다. 오뚜기 잡채 만두 튀김의 까놀라유 기름냄새와 칠링이 덜되어 이전보다 강렬한 구스베리향이 잘 어울린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연어 스시와도 잘 어울린다. 문어와는 좋은데 오징어와는 의외로 거슬림. 조개와도 비린 궁합. 붉은참치/광어/생새우/계란말이/문어와 좋고, 오징어/조개/삶은새우/장어와는 조화가 별로. 2010/10
1년뒤, NZSB 특유의 구스베리 노즈는 여전한데 약간 산화된 것인지 조화롭지 않은 노즈로 상쾌함 보다는 피로감이 느껴진다. 구스베리/풀/허브 계열의 강렬한 노즈가 작년엔 개성적이었으나 지금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입안의 약간 쓴 맛은 산화를 의심케한다. 이젠 식전주로는 적절치않고 반드시 음식이 필요하다. 새우 튀김, 절인 올리브와 함께 보통의 궁합. 2011/6
처음엔 오크향인가 싶었지만 30분도 안되 SB 특성이 그대로 전해진다. 얼마전 Sileni와 비교하면 구스베리향은 못지않지만 과실향/당도는 부족한편. 미네랄은 더하고 보다 드라이하고 묵직한 느낌. Sileni가 음식와인이라면 Jurtschitsch는 SB임에도 깡와인에 가깝다. SB에대한 새로운 경험. 2010/10
1년뒤, 2,3년 지난 소비뇽블랑은 구스베리향이 날카로와 부담스러운적이 많았는데, 07임에도 향기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다. 피니쉬에 느껴지는 당도 때문일까? 칠링을 제대로 안했음에도 미네랄 느낌도 살짝. 신선함을 잃진 않았지만 시음적기의 생기/산뜻/유려함은 없다. 팔라트의 힘도 금새 꺽인다. 1년전보다 가벼워져 음식과 친해진 느낌. 노즈는 살짝 거칠고 팔라트는 부드럽고 피니쉬에선 음식이 땡기는 와인. 시음적기를 지난 소블중 가장 맛난 소블. 릭 스타인의 태국여행 중 후아힌식 굴오믈렛에 감흥을 받아 150g에 2천원으로 올 겨울 가장 싼 굴로 오믈렛을 만들어 함께 먹었는데, 굴에는 샤블리라지만 소블과도 참으로 맛나다. 2012/2
기분좋게 술술 피어나는 향기속에 구스베리향과 살짝 당도. 산도 높지만 살짝 유질감으로 입안에 착착 감긴다. 식전주로도 훌륭하고, 베이컨시저샐러드, 봉골레 파스타와도 맛나다. 2011/4
1년뒤, 강렬한 구스베리에 거친 산미가 당혹스럽다. 1년전에 참 섬세했는데.. 다행히 향신료 강한 타이 요리에 뭍히지는 않겠다. 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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