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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31.

설날 먹기 좋은 와인-소비뇽블랑

특별한 날 특별한 곳 보다는 주로 집밥에 국물 삼아 와인을 마시기에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소블)은 참으로 고마운 와인 포도 품종이다. 명절이나 제철 특별한 음식은 물론 늘상 먹는 집밥 반찬에 소블보다 더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와인이 있을까싶다.

소블은 재배시 비교적 빨리 열매가 익어서 그 속도를 잘 조절하지 않으면 특유의 날카로운 구스베리,아스파라거스,풀잎향과 산미가 부담스럽게된다(원인은 MethoxyPyrazines, MPs). 보르도의 그라브(Graves), 페삭레오냥(Pessac-Leognan), 루아르(Loire) 지역에서는 소블이 천천히 익어 산도와 당도가 균형잡힌 와인을 만들어낸다. 토양 특성도 중요해서 루아르 상세르(Sancerre)의 백색 연토질 석회암(chalk)과 이회토(marl, 점토+석회) 중심의 지역에서는 풍부하고 복합적인 와인이, 단단한 석회암 지역에선 향기롭고 섬세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석영(flint,부싯돌)과 석회암(limestone) 퇴적층의 뿌이휘메(Pouilly-Fumé)에서는 스모키한 느낌이 강한데 사실 이는 오크 숙성의 영향이 더 크다. 그 외 루아르강 인접지역의 자갈밭에서는 스파이시하고 미네랄 풍부한 스타일, 보르도는 좀더 과실향이 풍부한 편이다. 소떼른(Sauternes)에서는 세미용(Semillon)과 함께 유명한 귀부와인을 생산하는데 매우 비싸서 마실 일 없으므로 자세한건 패쓰. goo.gl/qB6cz

 소블의 대표적 향기- 구스베리,자몽,아스파라거스,풀,고양이쉬
(출처: 구글링)

뉴질랜드 소블의 경우에는 프랑스와 달리 약간 차게 발효시켜 미네랄,섬세함,균형보다는 열대 과실 풍미가 좀더 강하다고한다. 특히 강렬한 구스베리향은 (2,3만원대)뉴질랜드 소블의 특징처럼 느껴지는데, 블라인드하면 가장 맞추기 쉬울 정도여서 - 심지어 구스베리를 먹어본 적도 없는데 눈감고 과일 먹으면 왠지 구스베리는 찾아낼수 있을것만 같다^^; 예전에 만난 포레스트 에스테이트(Forrest Est.)의 포레스트 박사는 구스베리향이 강하면 좋은 소블이 아니라 했는데, 이를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캐노피 관리-포도알에 햇빛을 적당히 쬐이는게 중요하다고한다. 하지만 막상 그 집 베이직 소블도 처음엔 열대 과실향 중심이더니 30여분뒤엔 여지없이 구스베리향이 작렬했던 기억이 있다ㅋ

기후나 토양에 따라, 또는 성급한 생산자의 소블에서와같이 산도가 강한 경우 오크 숙성을 통해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는데,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로버트 몬다비도 이렇게 만든 소블을 휘메 블랑(Fume Blanc)으로 명명하여 대박이 난적이 있다. 까쇼(Cabernet Sauvignon)는 가격/품질이 천차만별인데 반해, 소블은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상대적으로 품질도 일정한 편이다. 뉴질랜드의 AOC(원산지 명칭 통제법)는 아직까지 느슨한 느낌이 들어도, 말보로(Marlborough)지역의 최신 빈티지 소블이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이라면 고민없이 구입해도된다.

소비뇽 블랑의 과실 향의 강도
섬세 



 두드러짐
칠레 
보르도 
루아르 
캘리포니아 
뉴질랜드 
p.31, Wines of the world, DK


즐겨 마시는 뉴질랜드/칠레같은 신대륙의 과실 위주 가벼운 스타일의 소블이라면, 주말 오후 간만에 먹는 집밥이나 제철 해산물과 한잔(병) 해야할 머스트 아이템. 중요한 건 반드시 맛난 음식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것. 그리고 더 중요한건 몇년씩 묵히지 말고 어여 마셔야 한다는것!


  
2008 Sileni Cellar Selection SB, Marlborough, New Zealand
강렬한 구스베리향에 시선한 산도와 적당한 당도로 식전주로도 무난하겠다. 오뚜기 잡채 만두 튀김의 까놀라유 기름냄새와 칠링이 덜되어 이전보다 강렬한 구스베리향이 잘 어울린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연어 스시와도 잘 어울린다. 문어와는 좋은데 오징어와는 의외로 거슬림. 조개와도 비린 궁합. 붉은참치/광어/생새우/계란말이/문어와 좋고, 오징어/조개/삶은새우/장어와는 조화가 별로. 2010/10

1년뒤, NZSB 특유의 구스베리 노즈는 여전한데 약간 산화된 것인지 조화롭지 않은 노즈로 상쾌함 보다는 피로감이 느껴진다. 구스베리/풀/허브 계열의 강렬한 노즈가 작년엔 개성적이었으나 지금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입안의 약간 쓴 맛은 산화를 의심케한다. 이젠 식전주로는 적절치않고 반드시 음식이 필요하다. 새우 튀김, 절인 올리브와 함께 보통의 궁합. 2011/6



2007 Jurtschitsch/Sonnhof Fahnberg SB, Austria
처음엔 오크향인가 싶었지만 30분도 안되 SB 특성이 그대로 전해진다. 얼마전 Sileni와 비교하면 구스베리향은 못지않지만 과실향/당도는 부족한편. 미네랄은 더하고 보다 드라이하고 묵직한 느낌. Sileni가 음식와인이라면 Jurtschitsch는 SB임에도 깡와인에 가깝다. SB에대한 새로운 경험. 2010/10

1년뒤, 2,3년 지난 소비뇽블랑은 구스베리향이 날카로와 부담스러운적이 많았는데, 07임에도 향기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다. 피니쉬에 느껴지는 당도 때문일까? 칠링을 제대로 안했음에도 미네랄 느낌도 살짝. 신선함을 잃진 않았지만 시음적기의 생기/산뜻/유려함은 없다. 팔라트의 힘도 금새 꺽인다. 1년전보다 가벼워져 음식과 친해진 느낌. 노즈는 살짝 거칠고 팔라트는 부드럽고 피니쉬에선 음식이 땡기는 와인. 시음적기를 지난 소블중 가장 맛난 소블. 릭 스타인의 태국여행 중 후아힌식 굴오믈렛에 감흥을 받아 150g에 2천원으로 올 겨울 가장 싼 굴로 오믈렛을 만들어 함께 먹었는데, 굴에는 샤블리라지만 소블과도 참으로 맛나다. 2012/2



2008 Terrunyo Block 28 SB, Chile
기분좋게 술술 피어나는 향기속에 구스베리향과 살짝 당도. 산도 높지만 살짝 유질감으로 입안에 착착 감긴다. 식전주로도 훌륭하고, 베이컨시저샐러드, 봉골레 파스타와도 맛나다. 2011/4

1년뒤, 강렬한 구스베리에 거친 산미가 당혹스럽다. 1년전에 참 섬세했는데.. 다행히 향신료 강한 타이 요리에 뭍히지는 않겠다. 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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