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에서 5분여 걷다보면 보이는 성북천가 곰보추탕.
사장님 기력이 예전만 못하시다 들어 급휴무면 어쩌나 조바심했으나,
새벽부터 무섭게 내리는 장맛비로 한적한 토요일에도 정확히 11시 오픈.
추탕은 미꾸라지를 통째 끓이는 서울식이지만 주문시 갈아낼지 물어본다.
밥이 따로 나와 따로추탕은 미꾸라지는 그대로되 국물이 더 많아 푸짐하다.
직접 빚은 약주를 기대했지만 과거 영업정지 후 지금은
김포별주를 판매한다.
평범한 배추김치와 양념 세지만 맛난 부추김치.
직접 해드시는 반찬 맛보라며 이것저것 내주시는데,
낯선 동네에서 정말 오랜 만에 집밥 먹는 묘한 기분.
반죽은 보기와 달리 맵진 않고 그냥 먹어도 맛난 부침같고,
가시가 조금 거슬릴수 있지만 미꾸라지는 잡내없이 부드럽다.
세련된 일식집에서는 먹을 수 없는 소박한 맛의 미꾸라지튀김.
보기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끓여낸 육계장 같은 맛의 추탕.
튀김에 비해 통미꾸라지의 가시는 조금 거슬릴수 있지만,
기본 바디감에 기름기없이 담백하고 시원하니 왠만한 해장국보다 낫다.
미꾸라지 이외에도 푸짐한 건더기와 편안한 국물의 비결은,
보여달라고 하지않았음에도 과감히 공개하신 16가지 재료에 있다.
(인터넷 뒤져보니 오는 손님마다 보여주시는듯ㅋ)
누구나 재료를 알지만 맛난 김치는 만들기 어렵다는 자신감에 감탄.
최불암 선생님의
한국인의 밥상 출연이후 손님이 많아 힘드시다던데,
앞으로 오랫동안 건강하시기를~
13.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