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후쿠오카 福岡 하카타 博多역에서 에키벤 駅弁 가게를 무심코 지나쳤을 때가 생각난다. 얼핏 보니 편의점 도시락 같은데 사람들 왜 이리 많은걸까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간만에 온 여행인데 제대로된 식당에서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을 먹어야지, 다 식은 도시락 따위는 먹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에키벤을 그냥 지나쳤었다. 나중에서야 규슈 九州 기차여행을 계획하면서, 일본에는 기차역(에키 駅)마다 다양한 도시락(벤또 弁当)을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요새는 저가항공/심야버스/초고속열차에 밀려, 장거리 야간열차 노선은 대부분 사라지고 그에따라 에키벤 인기도 예전만 할까 싶었지만, 여전히 규슈 곳곳 기차역마다 형형색색 다양한 에키벤을 발견할수있었다. 게다가 각 지역별로 유명한 전통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니, 이제는 기차 여행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하카타역에 들러 야식이나 조식용으로 에키벤을 구입하곤한다.
후쿠오카 하카타역 에키벤또 駅弁当, 줄여서 에끼벤 駅弁 상점
구마모토 熊本역에서 규슈 명물이라는 붉은소 조림 에키벤 肥後あか牛しぐれ弁当을 구입해 하카타행 신칸센 新幹線에 올랐다. 신칸센 객실이 유난히 세련되기도 하거니와 주위에 음식 먹는 사람 하나 없으니, 진짜 냄새 풍기며 에키벤 먹어도 되나 망설였지만... 결국 맛나게 먹으며 기차 여행을 즐겼다. 관광객보다 현지 출장 중인듯 직장인이 많아 에키벤 먹기가 좀 어색했던걸까? 관광객에게 인기 많은 유후인 由布院행 기차나, 규슈횡단특급 九州横断特急에서는 에키벤 먹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차창 밖 경치까지 좋아 에키벤이 훨씬 더 맛났다. 게다가 운좋게 객차내에서 판매하는 지역 특산 맥주라도 함께 곁들일수 있으면, 여기 열차안이 바로 맛집이요 이 차디찬 벤또가 바로 진수성찬ㅋ
후쿠오카 하카타역에는 세 개의 에키벤 상점을 가봤고, 다른 기차역에 비해 에키벤 종류도 매우 다양해, 굳이 다른 지역 기차역에 가지 않아도 왠만한 지역 특산 에키벤을 구입할수있겠더라. 열차 시간에 맞춰 에키벤 상점도 아침 일찍 문을 여는데, 인기 에키벤은 금새 다 팔리고 없는 경우도 있다. 한번은 아침 일찍 나가사끼 長崎역에 갔는데, 에키벤 상점 규모가 작기도 했지만 에키벤이 전부 다 팔리고 하나도 안남은 경우도 있었다. 확실히 나가사끼처럼 구마모토熊本/오이타大分/미야자키宮崎/도스鳥栖 역의 에키벤 상점은 규모가 작아 선택의 폭이 제한되는 단점은 있지만, 반대로 그 지역 전통음식의 에끼벤이 대부분이라 선택의 고민(여지)이 없는 장점도 있다. 벳부 別府역에는 에키벤 상점을 못찾아 마트 스시 すし 싸들고 기차를 탔는데 (그런데 마트 스시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왜 이리 맛이 없는지ㅋ), 기차 타기 직전에서야 발견한 신칸센 플랫폼 방향 마트에는 에끼벤을 파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참고로 열차내에서 에끼벤 판매는 흔하지도 않고 선택의 폭도 좁으니, 기차 탑승전 미리 역에서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전날 예약해야만 구매 할수 있는 한정판 에끼벤도 있고, 전자렌지에 데워서 내는 에끼벤도 있으니 구입시 점원에게 물어보자. 에끼벤에는 1회용 젓가락이 포함되어 있으며, 1회용 물수건과 이쑤시게도 왠만하면 포함되 있던걸로 기억한다. 심지어 고급스런 에끼벤에는 메뉴판(한지)도 들어있다ㅋ
▶ 규슈 지역별 기차역 인기 에끼벤은 다음 링크 참조: goo.gl/bUleP0
▶ 규슈 열차내 에키벤 판매 여부는 다음 링크를 참조: goo.gl/9lwN3P
이름도 아름다운 현해탄 도시락, 벚꽃피는, 오이타의 차창, 알록달록 미야자키, 은어삼대, 사가현 소고기 덮밥
(博多玄海, さくら咲く, 大分の車窓, 宮崎の彩り, 鮎屋三代, 牛め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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