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福岡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를 하나만 꼽으라면? 모츠나베 もつ鍋? 멘타코 明太子? 저마다 기준과 기호가 다르겠지만, 하카타 라멘 博多 ラーメン이라 불리우는 돈코츠 とんこつ 라멘이 가장 반대가 적은 후쿠오카의 대표 메뉴일 것이다. 기름 동동 뜬 뽀얀 국물에서 폭발하는 진한 돼지고기 육향은 분명 호불호가 있지만, 가느다란 면발과 함께 딸려오는 국물은 대파 덕분인지 보기보다 담백하고, 살살 녹는 차슈 チャーシュー와 국물에 잘 적신 계란 반숙은 돈코츠 라멘의 화룡점정. 육향 진한 돼지뼈 국물의 라멘이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있다니 신기하면서도, 내 입맛 - 아재입맛이 전 세계로부터 인정? 받은 듯 기분 좋은 일이다. 후쿠오카 시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라멘집이 있어서, 이치란 一蘭같은 대형 체인점은 유동 인구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 발견할 수 있고, 나카스 中洲나 시내 곳곳에서 밤마다 불을 밝히는 야타이 屋台에서는 늦은 밤에도 라멘을 맛볼수 있다. 하카타 라멘의 역사는 잘 모르니 황교익 선생 같은 분께 물어보기로하고,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이 기원인지 라멘집마다 교자 ギョーザ나 볶음밥 같은 간단한 중국풍 요리를 곁들일수 있다.
처음으로 맛본 하카타 라멘은 이치란 一蘭. 시내 곳곳에 있는 지점 중에서 나카스 동키호테 ドン・キホーテ 근처에 있는 총본점을 방문했는데, 사실 라멘 맛보다 칸막이 독서실같은 실내 구조가 더 궁금했다. 한글 선택지로 국물/면/토핑을 선택해 입맛에 맞출 수 있으니 돈코츠 라멘 초보자도 무난하게 즐길수 있겠다. 이치란 만큼 지점 많은 잇푸도 一風堂의 돈코츠 라멘은 진한 육향은 좋지만 너무 짜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치란과 달리 무료반찬에 한국식 콩나물 무침까지 있는건 좋았다. 하카타 다루마 博多だるま도 지점이 많은 라멘 체인인데, 약간 짜지만 투박한 국물이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체인점 이외에 라멘집으로는 나가하마 라멘 長浜ラーメン의 발상지에 있는 원조 나가하마야 元祖 長浜屋가 있다. 근처 수산시장의 노동자들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라멘이 시초라는데, 주변 라멘집과 야타이에서 저마다 원조 元祖, 나가하마야 長浜를 주장하고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된다. 요새는 하카타 라멘과 별 차이 없다지만 상대적으로 심플한 비주얼과 맛이었다. 늦은 밤 출출해 숙소 근처 야타이에서 돈코츠 라멘을 먹었는데 이제보니 나가하마 스타일의 라멘이었구나.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라멘은 후쿠오카 시내가 아니라, 규슈 서중부 구마모토 성 근처 산스테이 山水亭였다. 후쿠오카 시내 라멘보다 좀 더 중화풍에, 대파 이외에 마늘향 진해서 입맛에 더 맞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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