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동해장 가려고 수원역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얼마못가 하차하란다.
알고보니 열차를 잘못 타 병점역에서 빠져 서동탄역 종점에 도착한 것.
졸지에 서동탄역에서 바라본 동탄의 스카이라인.
어쩐지 분기점인 병점역에서 사람들 다 내리는데 느낌 싸-하더라.
한참을 기다려 나처럼 X씹은 표정의 사람들과 함께 다시 병점역으로.
다행히 병점역에서 무섭게 빠른 급행열차 타고 순식간에 평택역 도착.
역앞에서 대충 아무버스 타고 성동초 다음 정거장에 내리면 동해장이있다.
가게에 들어서니 마침 튀김용 가지속을 채우고있던 주인장이,
난로에서 한참을 끓였는지 진하고 쌉쌀한 자스민차를 내준다.
일단 동해장의 인기메뉴인 가지튀김 주문.
상호 표시만으로도 간지나는 나무젓가락.
짜사이는 없고 단무지/양파에 식사주문시 김치 추가된다.
알 굵은 가지를 산처럼 수북하게 낸 가지튀김.
밀가루 대신 가지로 만두피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속이 엄청 뜨거워 가위로 반을 갈라 호호불며 먹어야 한다.
무난한 부추/고기 만두속에 가지/튀김의 식감이 일품.
살짝 느끼하지만 좋아하는 가지/튀김/만두를 한번에 먹어 행복.
동해장의 또다른 별미인 탕수육.
감자전분과 돼지기름으로 식감과 풍미가 예술.
고기 좀더 두툼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근래 먹은 탕수육중 최고.
먹다 남으면 포장해 간다니 알아서 탕수육 소스 따로 내준다.
달달한 소스 찍어도 맛나고 뎀뿌라처럼 간장 찍어도 맛난 탕수육.
주인장 인심이 후해 푸짐하게 낸 볶음밥 위에 반숙 계란후라이가 앙증맞다.
내 입맛에 간은 좀 쎄고 노른자 반숙치고 너무 익었지만,
밥알 꼬들꼬들하니 느끼하지 않게 식감/불맛 잘 살렸다.
짜장소스가 없어 단조롭지만 볶음 본연의 맛을 즐기기 좋다.
요리하고 남은 야채육수로 만든 국을 볶음밥과 함께 낸다.
역시 간은 조금 쎄지만 계란국 비린내 없이 깔끔해 좋다.
간은 조금 쎄고 가게가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인장의 자부심과 친절로 더 맛있고 유쾌한 평택 동해장.
동해장에서 잘 먹고 집에 가는 길은 시외버스를 이용.
평택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줄 몰랐다.
집까지 한두시간 짧은 거리지만 알차게 지방여행 다녀온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