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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7.

마포구 동교동 랑빠스81 (프렌치 토끼/오리/선지) ★★☆



연남동과 맞닿은 동교동 어느 골목, 프렌치 비스트로 랑빠스81 l'impasse 81


이태리 비스트로만 다니다가 프렌치라니 어떤 요리가 나올지 기대된다
(클릭하면 메뉴 확인 가능)


평범한 외관과 달리 내부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다ㄷㄷ


간단히 점심 먹으러 들렀는데, 밤이면 희미한 조명아래 더 멋질듯


평범한 양식집인줄 알았는데 소시지/파테같은 프랑스식 가공육 샤르퀴트리(Charcuterie) 전문점.
그래서 인테리어/복장으로 정육점을 표현했다는데(잡지曰) 결과적으로 대공감.


그러고보니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게 뭔가했더니 소시지였구나;;;
(귀찮아 HDR 명암 보정 없이 막찍었더니 뭉개짐ㅠ)



가게 입구 들어서서 바로 왼쪽 공간


이쪽에는 테이블 3개에 바 bar 두세개 있다.


벽보는 바도 있지만ㅋ 창 밖을 바라보는 바 좌석도 있다.
창밖 사람들과 아이컨택은 덤ㅋ


동교동 골목길을 내려볼수 있는 좌석은 딱 하나라 인기 만점일듯.



화장실 조명 토글 스위치까지도 인테리어 컨셉에 맞췄다


빅터 턴테이블, 마란츠 리시버, JBL L112 등 빈티지 오디오까지~
실제 음악은 구석에 숨은 아이팟에서 나왔던것같지만 ^^;


81년생 둘이 의기투합해 랑빠스81 라고한다.
그나저나 왜 막다른 골목일까? 궁금함도 잠시ㅋ 바로 메뉴 탐독


3가지 종류의 파테/테린이 있다.
투박한 가스코뉴식 Gascony 돼지고기 파테 Pâté Grand Mère를 베이컨에 감싸 내기도하고,
프랑스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 타라곤 tarragon이 들어간 토끼 테린 Terrine de Lapin에,
할머니파테보다 돼지간은 덜쓰고 향신료는 늘려 세련돤 Pâté de Campagne에는 피스타치오를 박아낸다.
(뭔지도 모르는데 구글신에서 받아적으려니 힘들구나ㅋ)


저온으로 오래 튀긴다는(꽁피 confit) 오리 다리도 한번 먹어보자


프랑스식 피순대 boudin noir 도 하나 주문


식전 빵은 차게 냈지만 무난한데, 무염 버터는 풍미 약하고 식감 기름지다


스파클링 와인도 한잔


살짝 당도 있지만 과실산미로 밸런스 무난한 리무 크레망 Crémant de Limoux
주문한 요리에는 레드가 날수도있지만, 햇살 좋다고 스파클링 추천한 주인장 센스 칭찬해~ㅋ


 토끼 고기 테린 Terrine de lapin à l'estragon
푸르딩딩 박혀있는게 타라곤인듯


같이 낸 빵위에 테린 큼직하게 올려 한입~


상당히 담백/깔끔하니, 고기 잡내 하나 없고 향신료 향도 약하다.
평소 접하지 못한 토끼고기라 낯설었을뿐, 실제 맛은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그러나 뭔가 진한 풍미를 기대했기에 심심한것도 사실.
곁들인 피클/샐러드 같이 먹으면 새콤하니 밸런스 좀 낫다.
그래도 다음에는 좀더 기름진 돼지고기 파테를 먹어보고싶다.


팬 프라이 감자에 올려낸 콩피 방식으로 조리한 오리다리 confit de canard


소금에 절인 오리 다리를 오리기름(!)으로 저온(85°C 이하?헐)에서 익히면,
최대 일년까지 장기간 냉장 보관가능하다고 한다ㄷㄷ
냉장고가 없던 시절 고기 저장방식.


라드유처럼 오리기름을 따로 팔지않는 이상, 오리 기름만으로 조리했을지는 의문.
염장했는지 모를 정도로 오리고기 짜지않으니 오히려 감자가 더 짭짤.


오리고기 살코기 잡내 하나 없고 식감 부드럽다.


역시 오리고기는 베이징덕처럼 고소하고 짭잘한 껍데기가 별미ㅋ
콩피를 글로만 배워 알길 없지만, 아무튼 맛난데 특색은 없는 전기구이 통닭 느낌.
(반대로 짜게 냈다면 오센틱하다며 극찬하면서 맛은 없다고 투덜댔을지도ㅋ)


졸인 사과 apple saute를 곁들인 프랑스식 소시지 boudin noir
까만 소시지와 에나멜 광택 과일절임의 비주얼 대비가 강렬하다.


터질듯한 볼륨감에 선지(돼지피) 풍미 작렬하니 소시지라기보다 피순대같다ㅋ


피순대의 진한 풍미는 잡아주고 살살 녹는 식감은 보조를 맞추니 열일하는 사과조림.


이날 따라 선지 듬뿍 넣었다기에 튀지않게 조심조심 갈라보자.


케이싱은 페이크인건가ㄷㄷ 소시지라면서 걸죽하게 주르륵


진한 노란색 사과조림 없었다면 오해할만한? 색감과 비주얼ㅋㅋ


고소한 육향(피?) 작렬하니 피순대의 원초적인 풍미를 달달한 사과조림이 잘 달래준다.
선지/피순대/돼지국밥 좋아하면 뜬금없는 곳에서 콜럼버스급 발견이고, 아니라면 힘들 맛ㅋ
다음에 전주 남문피순대 갈때 황도 한캔 졸여 가져가봐야겠다ㅋ


대부분의 수고는 소시지에 들어갔겠지만, 사과졸임 없었음 어쩔뻔ㅋ
물론 소시지가 맛없었다면 아무리 사과졸임이라도 어쩔수없었을것.


커피향 적당하고 식감 촉촉하니 몽슈슈 떠먹는 티라미수보다 맛났다
토끼테린/콩피오리/피순대ㅋ 맛나게 먹고보니 다른 요리도 궁금해진다.

(특정 시간 특정 음식에 대한 개인적 느낌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