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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9.

와인 모임 단상





요즘 들어 여러 사람들과 맛난 와인에 음식을 먹는 기회가 많다. 특이한 점은 식사중 대화의 주제가 지금 먹고 있는 와인과 음식이 아니라, 과거에 먹었던 것이나 미래에 먹을 것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다는 것. 지금 스시 먹고 있는데 내일 먹을 한우 얘기를 한다든지, 지금 이태리 데일리 맛나게 마시고 있는데 예전에 마셨던 수퍼투스칸의 감흥을 구구절절 들어야하는 경우가 있겠다. 맛난 와인과 음식을 차려놓고 상당히 이상한 상황이다. 사실 이 정도는 양반이고 이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예를 들면 이혼, 신체사이즈에 심지어 성정체성까지-를 듣는 경우도 제법 많다.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면을 제 3자로부터 접한다는것은 상당히 당혹스럽다. 반대로 지금 먹고 있는 와인과 음식에 대한 감상을 표현하는 데에는 상당히 인색한데,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데 주저하는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개그콘서트의 민상토론에서 보듯-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